글을 읽으며 썸네일형 리스트형 [책글] 계림에 빠지다 - 계림몽환(桂林夢幻) 久保田博二, 写真集 桂林夢幻, 東京, 岩波書店, 1982 작년 11월 중순 일본 출장 일정의 마지막 날 간다(神田) 고서점가에 들렀다. 개인적인 일정을 갖기 어려웠던 출장이라 돌아오는 날에나 겨우 나만의 시간을 갖을 수 있었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간다의 고서점가에서 사진집을 사고, 여유가 되면 유라쿠초(有樂町)에 있는 니콘 갤러리까지 들려 보기로 마음먹고 시나가와(品川) 역으로 갔다. 일행들과 다시 만나기로 한 저녁시간까지 돌아오려면 서둘러야만 할 것 같다. 시간을 아끼려면 숙소가 있는 시나가와 역에서 JR야마노테센(山水線)을 타고 시부야(渋谷)에서 내린 후, 도쿄메트로 한조몬센(半蔵門線)을 타고 진보초(神保町) 역에서 내려야 한다. 이렇게 가면 환승 할인이 되지 않기 때문에 두 번 표를 사야 한다... 더보기 [책글] AUTUMN 일본 출장 중 신주쿠 기노쿠니아(紀伊国屋) 서점에 들렀다가 우연치 않게 산 사진집. 이 책은 퀘벡과 온타리오 등의 캐나다의 남동부, 매사츄세츠, 코네티컷 등의 뉴잉글랜드, 프랑스, 독일, 일본, 한국(한 컷 정도밖에 없지만)의 가을 이미지을 담고 있다. Jean Mulatier의 은 캐나다의 가을 숲 풍경을 많이 담고 있다. 캐나다와 뉴잉글랜드의 가을숲이 만들어낸 다양한 색을 담은 이미지들은 화려하다. 그의 말처럼 이곳의 이미지는 다른 곳에 비하여 '열배도 넘는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그가 담은 다른 곳의 가을색이 초라하지도 않다. 일본 교토의 단풍나무는 단풍나무대로, 프랑스의 담쟁이 류 잎사귀들도 완연한 가을색을 담고 있다. 그렇지만 그가 서문에 쓴 것처럼 유럽의 가을색이 모노톤인지는 모르.. 더보기 [책글] 숲으로 가니 숲이 보이지 않고, 숲에서 나오니 숲이 보이네 - 우린 숲으로 간다 이유미, 서민환, , 2003. 6. 부부산림학자의 우리 숲 답사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이 책은 신간으로 구입한 것은 아니다. 인터넷서점 알**에서 중고책 거래를 통해서 구입했는데, 크게 기대하고 산 책은 아니었다. 숲에서 느끼는 평온에 대한한 글이려니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 보니 숲의 생태를 연구하는 산림학자 부부의 애정을 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엄밀하게 정의하기 어렵다. 우선 이 책은 전국 각지의 숲을 역사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생태적 특성을 풀어쓴 책이다. 다음으로 숲을 연구하는 산림학자이기 이전에 숲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의 숲에 대한 애정을 담은 책이다. 마지막으로 남한에서 자라고 있는(자생과 귀화, 외래 나무를 모두 포함) 다양한 나무를 중심으로 야생화, 버섯 등에 대한 도감이다. 199.. 더보기 [책글] 고뇌하는 자만이 존재의식을 느낀다. - 고뇌의 원근법 독일의 사상가 아도르노(Theodor W. Adorno)는 "아우슈비츠 이후 시를 쓰는 행위는 야만스럽다. 그리고 이 사실은 오늘날 시를 쓰는 일이 왜 불가능해졌는가를 설명하는 인식에까지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쟁이었던 제2차세계대전은 이미 제1차세계대전에서 의심되었던 인류의 이성과 양심의 파멸을 극렬하게 보여준 전쟁이었다. 일말의 역사적 희망도 찾을 수 없었던 제2차세계대전을 경험한 인류는 인간이란 존재를 근본적으로 회의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5000만명에 가까운 사망자(군인, 민간인 포함)가 발생했던 이 전쟁에서 가장 추악한 범죄는 '아우슈비츠'로 상징되는 인종말살 폭력이었다. 이 범죄의 최종적인 행위주체는 나찌였지만, 유럽의 반유대인 정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럽.. 더보기 [책글] 그림으로 중국 역사 읽기(2) - 장강의 르네상스 이은상,『장강의 르네상스-16 · 17세기 중국 장강 이남의 예술과 문화』, 민속원, 2009. 이은상 선생의 또 다른 책 『장강의 르네상스-16 · 17세기 중국 장강 이남의 예술과 문화』는 앞의 책 , ,『시와 그림으로 읽는 중국역사』의 속편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속편이라기 보다는 앞의 책에서 세밀하게 다루지 못했던 16~7세기 쑤저우 일대의 예술문화에 대한 세론이다. 앞의 책이 중국역사 전반을 개괄적으로 다루고 있다면, 이책은 명말청초의 격변기 상황에 놓여진 지식인들(문인들)의 문화적 지위와 예술의 상관성을 말하고 있다. 몽골족을 몰아내고 명(明)나라를 건국한 명 태조(太祖) 주원장(朱元璋)은 건국과정에서 자신의 정적이었던 장사성을 제압한다. 쑤저우의 물질적 풍요를 기반으로 주원장과 대립했던 장사성.. 더보기 [책글] 그림으로 중국 역사 읽기(1) - 시와 그림으로 읽는 중국역사 이은상, 시와 그림으로 읽는 중국역사, 시공사, 2007. 중국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 책은 적지 않지만, 그림을 통해서 중국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는 책은 드문 편이다. 이 책의 저자인 이은상 선생이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지라 마치 책 홍보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들지만, 좋은 내용을 담고 있어 추천한다. 일반적으로 중국화라 하면 산수화만을 생각하기 쉬우나, 중국만큼 다양한 소재와 화풍이 존재하는 곳도 드물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의 산수화는 어떤 대상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그림이 아니라, 그림을 그린 사람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즉 중국 산수화는 보는 그림이 아니라 읽는 그림이라는 말이다. 물론 최근의 중국 산수화는 꼭 그렇지 않지만..... 이 책은 직업적인 화원 화가들의 그림보다는 중국의 문.. 더보기 [책글] 생활 속의 식민지주의 오늘날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생활의 대부분은 오래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것들이 오랜 세월동안 우리 삶의 영역에서 자리잡아 온 것으로 착각한다. 본격적인 책 소개에 들어가기 전에 우리에게 익숙한 것에 의문을 가져보자.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인 '김치'에 고추가루가 들어간 것이 언제부터일까. 고추라는 식물이 남아메리카에서 유럽을 거쳐 한반도에 전래된 것은 조선 중기 이후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소금에 절인 배추에 고추가루와 각종 양념을 버무린 김치를 먹기 시작한 것은 고추의 전래 이후가 될 것이다. 고추가루가 들어가지 않은 김치도 많다. 내가 알고 있는 것도 '백김치(붉은 색 고추가라 양념이 들어가지 않아 백김치라고 한 것 같다)', '동치미' 등등이 있다. 따라서 김치를 담글 때 고추가루는 선택사항에.. 더보기 [책글] 살아서 돌아오다-해방공간에서의 귀환 아사노 도요미 감수 해설, 이길진 편역, 살아서 돌아오다-해방공간에서의 귀환, 솔, 2005. 김갑수 선생님으로부터 또 한 권의 사진책을 받았다. 지난 번 당신의 작업실에서 두 권의 책을 탈취(?)당한 기억이 없으신가 보다. 당신도 다 보지 못한 책인데 사진에 관심이 많은 것을 알고 주신다. 이런 때는 염치불구하고 받아야 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해방공간의 상황을 찍은 사진을 모은 것이다. 사진이 90% 이상을 차지하니 기록 화보집이라 명명해야 하나? 그런데 이 책은 해방공간의 현상을 담고 있는 책과는 다른 지점을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인 해방공간의 기록사진책은 일제의 패망과 미군의 한반도 진주, 한국인들의 해방에 대한 기쁨, 한국 내 다양한 정치세력의 활동 상황, 민중들의 삶의 모습 등을.. 더보기 [책글] 쿠바를 찍다-사진작가 이광호의 쿠바 사진여행 이광호, 쿠바를 찍다-사진작가 이광호의 쿠바 사진여행, 북하우스, 2006 TBS DMB라디오 '김갑수의 아름다운 오늘'에 매주 정기출연을 한 지도 두 달이 다 돼간다. 시인이자 문화평론가 김갑수 선생님. 방송이 끝나고 스텝진들과 점심 식사를 함께 하고 김갑수 선생님의 오디오와 음반이 있는 놀이방까지 동행하게 되었다. 당신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공간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매우 어렵다. 시인이자 문화평론가, 책 관련 프로그램의 패널, 오디오 평론가, 방송인 등등의 직함을 갖고 있는지라 당신의 방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난감하다. 마포 주택가의 상가 지하실을 통째로 빌려 LP로 가득 채운 그의 방을 작업실이라고 부르기도 그렇다. 당신 스스로 그곳을 노는 곳이라고 지칭하니, 나도 놀이방이라고 부르련다. 오..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