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차와 커피, 그리고....

[커피] 카리타(Kalita)의 다양한 드립퍼들 손흘림 커피를 좋아하면 여러 회사에서 생산한 드립퍼를 사용하게 된다. 드립커피를 내릴 때 주로 사용했던 것은 카리타 제품이었다. 세 개의 출수구가 있는 카리타 제품은 다른 회사 제품에 비하여 물조절이 쉽다. 카리타 드립퍼는 동(銅), 세라믹, 플라스틱의 세 가지 재질로 만들어졌는데, 모양새만 본다면 반짝반짝 빛나는 동제품이 제일 좋아 보인다. 세라믹 제품은 자주 사용하보면 커피 기름이 출수구에 끼어서 출수가 좋지 않고, 플라스틱 제품은 왠지 재질에서 풍기는 부정적인 이미지때문에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지금은 손에 닿는대로 여러 회사의 드립퍼를 쓰지만, 처음 손흘림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을 때는 카리타의 세라믹 제품을 즐겨 썼다. 세라믹 제품은 예열이 늦다. 게다가 자주 면봉으로 출수구를 닦아줘.. 더보기
[커피] 자마이카 블루마운틴(Jamaica Blue Mountain No.1) 누군가 그랬다. 자마이카 블루마운틴은 살떨려서 못볶는다고. 그렇다. 다른 커피에 비하여 열 배도 넘는 가격의 자마이카 블루마운틴을 볶다 실패하게 되면..... 상상조차 하기 싫다. 재작년 출장갔다 오는 후배를 꼬드껴 일본에서 자마이카 블루마운틴을 공수해 왔다. 후배와 볶은 커피를 반으로 나누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막상 커피를 볶는 것은 쉽지 않았다. 비싼 날콩을 볶다가 실패했을 때의 부담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Jamaica Blue Mountain No.1과 Hawaiian Kona Extra Fancy는 가격대도 만만치 않지만, 커피 볶기 과정에서도 불 조절, 적당한 멈춤 시점 등 예민하게 신경써야 하는 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블루마운틴이나 하와이안 코나 같은 고가의 날콩을 볶기 위해서는 .. 더보기
커피맛을 안다? 커피를 볶는 것은 정말 큰일이다. 커피를 볶기 전에는 베란다 한 면을 차지하고 있는 화분치우는 것부터 로스터기, 냉각기 등을 위치시키는 과정이 번거롭게 하고, 볶은 후에는 커피를 볶으면서 나온 각종 오물(이걸 오물이라고 해야 하나?)을 치우고 물청소 하는 일 번거롭게 한다. 내가 쓰고 있는 직화식 유니온 샘플로스터는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서 커피를 볶는 과정에서 엄청난 껍질(chaff)들이 나온다. 업소에서 사용하는 로스터기들은 껍질들을 흡입해서 모으는 깔대기통(cyclone) 등이 있어서 청소가 편하지만, 좁은 베란다에 이것까지 늘어놓을 수는 없어서 포기했다. 내가 사용하는 샘플로스터는 2008년 일본 출장 때 동료들에게 엄청난 타박을 받으면서 들고 온 놈이다. 서점에서 산 책과 도서관에서 복사한 자료.. 더보기
하루 종일 차만 마시다 마감을 앞두고 책상에만 앉아 있다 보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저 두꺼비처럼(진짜 두꺼비가 물을 많이 먹는지는 모르겠다) 물만 먹는 일빼고는.... 아! 있다. 머리싸매고 나오지도 않는 생각 끄집어 내는 것. 떨어지는 필력을 증명하듯 뚫어지게 화면만 쳐다본다. 그야말로 궁구(窮究)라는 말의 의미를 알 것 같다. 화면을 쳐다보면 마감의 끝도 보이는 것 같다. 종이세대라 그런지 종이로 출력해서 보기 전까지는 모든 게 잘 된 것같이 느껴진다. 종이로 출력해서 보면, 결국 빨간색으로 도배된다. 물먹는 얘기로 돌아가 보자.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내 글쓰기 생활에서 잘 써졌던 기억은 거의 없다) 내몸에 치는 윤활유는 차(茶)다. 입맛이 유별난 탓(그렇다고 입이 짧은 것은 아니다. 난 다식가이자 포식가이다)에.. 더보기
오랫만이다 손흘림 커피 하는 일없는 놈이 바쁜 척만 한다더니, 내가 꼭 그꼴이다. 진짜 바쁜 사람은 이렇게 투정부릴 시간도 없을 것이다. 여름방학 내내 뭔가에 쫒기다 보니 커피를 볶은 지도 3개월이 넘었다. 볶은 콩사러 학교 앞 커피집에 갔더니 수리중이다. 시내까지 갈 수도 없고.... 할 수없이 방향제로나 쓸 커피까지 탁탁 털어먹었다. 이것까지 털어먹고 나니 더 이상 먹을 것도 없다. 남은 것은 정말 방향제도 아닌 탈취제로나 쓸 수 있는 것뿐이다. 개강하고 학교 앞 커피집도 문을 열었다. 두 종류의 커피를 사왔다. 분쇄기로 갈고 손흘림 주전자로 물을 조심스럽게 내렸다. 2달만에 손흘림 커피를 내리려니 손도 거부한다. 커피 가루들이 찐빵처럼 부풀어 올랐다. 음~ 바로 이거야! 볶은 커피가 많은 때는 손흘림으로도, 사이폰으로도 .. 더보기
[녹차] 처음 중국차를 마셨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롱징(龍井;용정)차 땅이 넓은 중국에는 수많은 종류의 차(茶)가 있다. 중국인들은 이렇게 많은 차를 녹차(綠茶), 백차(白茶), 황차(黃茶), 청차(靑茶), 흑차(黑茶), 홍차(紅茶)로 구분했다. 중국 각지에서 생산하는 차는 대체로 위와 같은 6가지 분류법에 의해 정의된다. 그렇지만 '차'라는 단어 앞에 붙은 '색'을 나타내는 단어는 차를 우려냈을 때 나오는 색과는 무관하다. 녹차, 황차, 흑차, 홍차의 경우에는 이름에 걸맞는 색채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엄밀하게 보면 보면 꼭 그렇지 않다. 가령 '푸얼차(普洱茶; 보이차)의 탕색은 흑갈색으로 보이지만 차를 제작하는 방법, 차의 발효 정도에 따라 천차만별의 색을 보여준다. 따라서 중국차의 분류는 찻잎을 딴 이후의 발효 정도에 따른 구분으로 이해하면 된다. 한 때 중국차의 대명.. 더보기
[기타 차류] 매화차 향기 이 글은 대학동기들과 수다떠는 공간에 올렸던 글입니다. 그래서 반말조니 이해하세요. 지지난주에 매화차 운운하면 문자 날렸더니 강가딘은 시조타령하고 있다고 구박하고, 템즈는 시같다고 한다. 빗새는 자판기 커피맛 운운하고, 한울은 왜 이제야 밥을 먹고 다니냐고 한다. 점심 먹고 산책나갔다가 평소에는 잘 다니지 않던 길로 접어들었는데 매화향이 진했다. 벌들은 열심히 꽂에 달라붙어 생명을 창조하고 있더라. 옛집 모서리에 제법 오래된 매실나무에서 매화가 만발했다. 설중매를 구경하기 힘든 판에 오래된 매실나무의 매화를 보는 것만으로 왠지 매화차를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주인 몰래 매화 몇 가지를 꺽어 왔다. 우리가 아는 설중매는 오늘날 거의 볼 수가 없다. 설중매는 눈을 뚫고 나온다 하여 봄기운의 기상을 의미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