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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장인(匠人)에 대한 짧은 생각

인이란한 가지 일을 꾸준하게 하는 사람.


전문가를 일만 시간의 법칙으로 설명하는 사람이 있었다. 자기계발 방식을 한 마디로 정의하는 미국식 비즈니스의 느낌이 강한 말이다. 그럼에도 한 가지 일을 꾸준하게 해야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접근법은 전문가를 꿈꾸는 사람들이 눈여겨 보아야 한다. 


일만 시간동안 같은 일만 하면 생활의 달인이 되어야 한다우리 주변에 이런 사람이 많지 않은 이유는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지 않기 때문이다또한 오랜 시간을 한 가지 일(직업)에만 전념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라도 강진의 칠량마을은 옹기를 굽던 곳이었다이 동네 사람들의 생계수단은 옹기였다그런데 우리의 주거방식이 아파트로 바뀌고발효음식도 사다 먹게 되면서 옹기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줄었다생활이 어려워진 마을 사람들 대부분은 옹기제작을 포기하고 농업이나 어업으로 직업을 전환했다.



그러나 칠량봉황옹기의 정윤석(국가중요무형문화재 96호 옹기장)은 옹기 만들기를 포기하지 않았다팔리지 않는 옹기를 만들던 그에게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생계는 생각하지 않고 옹기만 구웠으니 그럴 법도 하다사람들의 비웃음에도 그는 옹기제작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인생역전은 옹기의 탁월한 보존성에 주목한 사람들이 옹기를 찾으면서 이루어졌다우리가 즐겨 먹는 발효음식은 시간이 만든 음식이다발효음식의 재료는 옹기에서 오랜 시간동안 발효하며 새로운 음식으로 재탄생한다옹기 표면의 미세하게 난 숨구멍은 옹기 아랫쪽에 담은 재료까지도 발효시킬 수 있다옹기에서 발효된 음식은 깊은 맛이 있다장은 물론 젓갈과 김치도 옹기에서 발효되어야 제대로 된 맛을 갖춘다심지어 매실 등을 포함한 과실즙도 그렇다.


 

옹기 수요가 생기면서 칠량마을에는 정윤석 부자의 칠량봉황옹기 이외에도 옹기장들이 생겼다그 중에는 선대에 그만 두었던 가업을 잇는 사람들도 있고새롭게 옹기 제작에 뛰어든 사람들도 있다그들은 가난과 사람들의 비웃음 속에서도 평생을 옹기 굽기에만 몰두했던 정윤석과 칠량봉황옹기의 위상을 넘어설 수 없다품질 면에서는 정윤석 부자의 옹기보다 앞설 수 있다그렇지만 인고의 시간을 보낸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장인의 위상과 옹기의 가치는 쉽게 넘어설 수 없다.  



장인이란 포기하지 않고 자기 일을 계속하는 사람이다그 시간을 견뎌낸 사람만이 장인이 될 수 있다.


신석기 시대를 연상할 수 있는 동영상이 있어서 같이 올립니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래도 자신이 쉴 수 있는 집을 만들었으니...


https://twitter.com/i/status/101957074113667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