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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성

[북한산] 산행 재시작 1주년 기념 산행-원효봉에서 위문으로 소싯적에 산 좀 다녔다고 자만만 했던 나의 총체적 부실함을 적나라하게 체험했던 것이 벌써 작년이다. 그 일 이후로 십년도 넘게 중단했던 산행을 다시 시작했다. 다행히도 교대제로 일을 하는 친구가 있어 산행은 외롭지 않았다. 가끔씩 산행 동료가 바뀌는 경우는 있어도 대부분의 산행은 그 친구와 함께 한다. 친구는 쉬는 날만 되면 혼자 또는 직장 동료들과 서울 인근에 있는 산에 오른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 북한산 의상능선을 탔다. 작년 저질 체력의 나를 끌고 참담한 결과를 목격했던 친구와 일주년 기념(?) 산행을 했다. 작년과 같이 일곱 개의 봉우리를 넘어 대서문에서 구기동 계곡으로 내려왔다. 산에서 내려와 약속에 없었던 저녁을 한 편집장과 함께 했다. 친구와 한 편집장은 이십여 년만에 조우했다. 나를.. 더보기
[북한산] 백운대행 겨울 설악산을 꼭 가겠다고 생각했지만, 가지 못했다. 이런 저런 핑계를 대자면 무덤만 늘어날 것이다. 결국 방학이라는 좋은 시절을 다 보내고, 3월에야 겨울산이 아닌 겨울산에 올랐다. 삼월의 북한산은 이틀 전에 내린 적지않은 눈때문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오늘도 날씨는 쾌청하지 않다. 오후부터 비가 온다고 하니 산위에는 눈이 내릴 것이다. 아이젠 한 쪽이 부러져서 친구에게 여벌을 갖고 오라고 부탁했다. 등산로 초입에서 구일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른 아침부터 가게를 열 것같지 않다. 오늘같은 날씨에 아이젠 없이 백운대를 오른다는 것은 모험이다. 우이동 버스 정류소에서 친구를 만났다. 이십여분 늦게 나타난 나를 보고, 언제쯤 약속시간 지킬 것이냐고 타박한다. 농담삼아 지각도 나의 일관된 모습이라고.. 더보기
[북한산] 눈내린 북한산성 능선길(3) 동장대에서 북한산대피소로 향하는 길은 내리막길이다. 북한산 대피소에 도착하니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돌로 쌓아 만든 대피소 내에는 마찬가지로 돌을 쌓아 만든 탁자와 의자가 있어 식사도 할 수 있다. 투명 아크릴로 가려진 창문이 있어서 바람을 피할 수도 있다. 이 정도면 최고의 장소이다. 갑자기 십수년 전, 지리산 천왕봉 대피소 처마 밑에서 쭈그리고 앉아 비를 피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대피소에 사람이 너무 많아 실내로 들어가는 것을 포기하고 처마 밑에서 폭우를 피하던 잔인했던 기억. 최근의 북한산대피소는 위급상황 대피시설보다는 식사 등을 위한 휴식장소로 더 많이 활용된다. 그래도 악천후에는 대피소 역할을 할 것이다. 국립공원 내에서 취사를 금지한 이후부터 사람들은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닌다... 더보기
[북한산] 눈내린 북한산성 능선길(2) 대성문으로 향하는 길은 대남문을 통과해서 북사면을 내려가야 한다. 맑은 날에는 산성 옆길을 따라 갈 수도 있지만 경사가 심하고 눈까지 와서 봉우리 밑에 조성된 등산로를 따라 걸었다. 북서쪽에 불어온 바람 탓인지 구기동에서 대남문을 향해 오르던 길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나뭇가지 위에 눈을 얹은 것같았던 올라왔던 길과는 달리, 이곳 나무에 붙어 있는 눈은 겹층을 이루며 얼어 붙어 있었다. 이와 함께 눈 속으로 들어오는 눈때문에에 눈을 뜨기 어려웠다. 산을 넘어가려는 바람의 칼부림을 느낄 수 있었다. 다행히도 측면에서 불어와서 얼굴로 맞바람을 받지 않아도 되었다. 우회 등산로를 돌아 산성을 따라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아래쪽으로 대동문과 문루가 보였다. 눈이 쌓여서 내려가는 길이 미끄러웠다. 성곽에 매어.. 더보기
[북한산] 눈내린 북한산성 능선길(1) 북한산에 올랐다. 북한산 인근에서 10여년을 살면서도 한 번도 오르지 않았던 북한산을 올해는 두번이나 올라갔다. 처음에는 친구의 흘린 말에 빠져 북한산의 난코스 중 하나인 의상능선의 봉우리들을 넘었다. 이 산행은 허약해진 내 몸상태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일이 계기가 되어 친구와 자주 산에 오르기로 했다. 친구와 10월 말에 다시 한 번 가려고 했다가 피치못하게 포기하고, 이번에 올라가기로 약속을 잡았다. 이번에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으로 있는 후배와 같이 갔다. 10월초 산행에서 하산길로 선택했던 구기동에서 시작해서 북한산성 주능선을 타기로 했다. 일단 대남문까지만 올라가면 대체로 완만한 능선길이었던 것이었던 것이 기억난다. 새벽부터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려 산행을 취소할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