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승 썸네일형 리스트형 김영승, 반성 187 반성 187 김영승 茶道니 酒道니 무릎 꿇고 정신 가다듬고 PT체조 한 뒤에 한 모금씩 꼴깍꼴깍 마신다. 차 한잔 술 한잔을 놓고 그렇게 부지런한 사람들이 나한테 그 무슨 오도방정을 또 떨까 잡념된다. 지겹다. 김영승,『반성』, 1987. 한국에는 도인(道人)들이 너무 많다. 어떤 도인은 텔레비젼에 나와 번쩍이는 머리의 광채를 발산하며 도에 대해 말한다. 그보다 하수인 도인들은 중심에서 밀려나, 종극에는 지하철 역 입구에서 '도를 아냐고' 묻는다. 가끔씩 되묻고 싶다. '그러는 당신은 도통(道通)하셨소'라고. 이들 외에도 자기 좋아 마시는 것을 갖고 도작(道作: 도라고 지칭하며 마시기를 포장한다)질을 하는 이들도 있다. 차 한 잔 마시면서 온갖 수사여구를 붙이고, 온갖 품을 들인다. 이는 술도 마찬가지이..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