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식 썸네일형 리스트형 [책글] 고뇌하는 자만이 존재의식을 느낀다. - 고뇌의 원근법 독일의 사상가 아도르노(Theodor W. Adorno)는 "아우슈비츠 이후 시를 쓰는 행위는 야만스럽다. 그리고 이 사실은 오늘날 시를 쓰는 일이 왜 불가능해졌는가를 설명하는 인식에까지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쟁이었던 제2차세계대전은 이미 제1차세계대전에서 의심되었던 인류의 이성과 양심의 파멸을 극렬하게 보여준 전쟁이었다. 일말의 역사적 희망도 찾을 수 없었던 제2차세계대전을 경험한 인류는 인간이란 존재를 근본적으로 회의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5000만명에 가까운 사망자(군인, 민간인 포함)가 발생했던 이 전쟁에서 가장 추악한 범죄는 '아우슈비츠'로 상징되는 인종말살 폭력이었다. 이 범죄의 최종적인 행위주체는 나찌였지만, 유럽의 반유대인 정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럽..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