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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천봉

[덕유산] 비바람 몰아치는 지리산에서 덕유산으로(3) 향적봉에서 구천동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은 수월하다. 설천봉까지 기계를 타고 온 터라 비만 오지 않는다면 쾌적한 산행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등산보다는 하산 과정이 더 고통스러운 일일 수도 있지만, 왠지 힘이 덜 들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향적봉은 정상의 암석 지대를 제외하고 관목 지대와 초지를 보호하기 위해 목조 구조물을 설치한 곳이다. 아마도 다른 국립공원 봉우리들처럼 온전히 걸어서 올라야만 하는 곳이라면 이렇게까지 보호막을 설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무주리조트에서 설천봉까지 곤돌라를 타고 와서 향적봉까지 산책 삼아 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향적봉에서 중봉을 거쳐 구천동 계곡으로 내려가려고 생각했는데, 정상에 짙게 낀 운무 때문에 백련사로 가는 길로 들어섰다. 처음에는 중봉으로 가고 .. 더보기
[덕유산] 비바람 몰아치는 지리산에서 덕유산으로(2) 너무 피곤해서였을까? 아니면 지리산에서 덕유산 가자고 꼬드낀 죄책감때문이었을까? 무주리조트에 도착했지만 여전히 날씨가 걱정되었다. 무주리조트에서 설천봉으로 오르는 곤돌라를 타고 정상인 향적봉에 오르리라 생각했다. 날씨가 좋지 않으면 곤돌라는 운행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 어쩔까? 말로는 곤돌라 운행 안 하면 그냥 집에 가자고 했지만, 지리산 종주도 못한 판에 여기도 포기하고 갈 수 있을까? 무주리조트의 아침이 밝았다. 일찍 일어나서 움직이려 했으나 지리산에서 이곳까지 굽이굽이 돌아오느라 힘들었나 보다. 이런 날은 뜨거운 음식으로 몸을 덥혀야 하는데, 배낭 무게를 줄여야 하기 때문에 또 즉석밥과 컵라면으로 한끼를 때웠다. 정말, 이건 때우는 거다. 체크아웃 시간에 임박해 방을 나섰다. 리조트 내의 숙소에서 .. 더보기